두런두런

"탈레반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프간의 지정학적 위치를 무시하지 못할 것"

whyi 2025. 9. 20. 09:36

미국이 바그람 공군기지를 되찾으려 한다는 소식에 대해 국내 언론은 '트럼프의 땅 욕심'이라는 초딩 같은 제목을 달았다(초등학생들이 이 말에 기분 나쁘다면 사과하겠다).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북쪽 약 60km 지점에 위치한 바그람은 아프가니스탄 내 최대 공군기지였고, 2001~2021년 미군의 주요 거점이었다. 2021년 바이든 행정부 때 미군이 완전 철수하자 트럼프는 바그람을 그냥 버린 것은 실수였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람이 중국의 핵 시설 근처에 있다”며 이 지역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했다. 바그람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요충지다.

 

중국은 미국이 빠져나간 자리를 재빠르게 치고 들어갔다. 지난 5월 중국-파키스탄 간 C-PEC을 아프가니스탄까지 확장하기로 3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합의했다. C-PEC은 중국 일대일로의 핵심 축 중 하나로, 중국 신장에서 파키스탄 과다르(Gwadar) 항까지 연결하는 경제 회랑 프로젝트다. 이 사업에는 600억 달러(81조 원)가 투입된다. 

 

 

중국은 아프리카와 마찬가지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풍부한 지하자원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는 리튬과 구리 등 경제성 높은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지난해 7월 아이낙(Aynak) 구리 광산 도로 착공식이 열렸다. 중국야금과공집단유한공사(中国冶金科工集团有限公司, China Metallurgical Group Corporation, MCC)가 채굴하는 아이낙 구리 광산에는 높은 등급의 구리 수백만 톤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정부는 광산 개발로 2022년 15억 달러(2조 원)의 수입을 올렸고, 이를 대부분 개발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퀘쉬 테파 운하

 

탈레반은 교통과 수자원, 에너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약 8억 달러가 들어가는 아프가니스탄 북부 아무 다르야 강의 쿼쉬 테파 운하(Qosh Tepa Canal) 건설이 대표적이다. 아프가니스탄은 185킬로미터에 이르는 이 운하 개발을 통해 식량을 자급자족하고 수력발전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웃 국가의 수자원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어 이란 등은 아프가니스탄이 건설이 아니라 통제를 추진하고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이 운하 외에도 바크샤바드 댐 등 여러 개의 댐을 건설하고 있다.

 

 

 

트랜스 아프간 철도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우즈베키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을 잇는 이 철도는 수송 시간을 35일에서 4일로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3개국은 지난 7월 공동 타당성 조사 착수 협정에 서명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300개 교량, 5개 주요 터널 건설이 포함돼 있다. 

 

 

 

225킬로미터 길이의 아프가니스탄-이란 간 카프-헤라트 철도는 아프가니스탄을 이란의 항구와 연결해 세계 해상 운송로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로, 현재 건설 중이다. 

 

 

TAPI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투르크메니스탄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로 수송하는 사업으로, 인도 파지카(Fazilka) 인근까지 연결됐다. 총 길이 1800킬로미터이고, 연간 330억 입방미터의 가스를 수송하게 된다. 탈레반 정부는 이 사업으로 매년 100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살랑 터널

  

아프가니스탄의 북부와 남부를 잇는 살랑 터널(2.7킬로미터) 보수 공사도 시작됐다. 소련이 1964년에 건설한 비포장 터널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로로 불렸다. 이 공사에는 1억 달러가 투입된다.

 

 

CASA-100 전력망 구축 사업은 중앙아시아 고산지대의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해 수력발전을 하는 프로젝트로, 12억 달러가 들어갈 예정이다. 130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해 백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세계은행은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은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의 지정학적 위치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카불 신도시

 

이와 함께 7억 달러가 들어가는 카불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카불 국제공항과 바그람 공군기지 사이에 있는 데흐 사브즈(Deh Sabz) 지역에 신도시가 지어지고 있다. 전체 면적 740평방킬로미터이며, 60만 가구, 300만 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30년 계획으로 건설되는 이 신도시에는 주거 공간, 상업 공간, 산업단지, 교육·의료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카불 신도시 가상 이미지

 

트럼프의 희망대로 바그람 공군기지를 되찾을 수 있을까?

 

탈레반은 외국군 주둔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의 수많은 개발 공사는 재정적,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프로젝트를 지원하면서 공군기지 사용권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