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BS 6일 방송

이제 방금 끝난 월드컵 조 추첨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A조에는 개최국 멕시코,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 D팀(UEFA Path D)이 있습니다.
다른 개최국인 캐나다는 스위스, 카타르,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 A팀과 한 조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호주, 파라과이,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 C팀과 같은 조에 들어갔습니다.
이제 이른바 ‘죽음의 조’ 이야기를 해볼까요?
프랑스, 세네갈, 노르웨이, 그리고 FIFA 플레이오프 2팀이 들어갈 I조가 죽음의 조라는 데 모두 동의하나요?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저에게도 I조가 죽음의 조입니다.
매우 흥미롭고 수준 높은 조이고, 전부 경쟁력 있는 대표팀들이라 결코 쉬운 조가 아닙니다. 해당 팀들 대부분은,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서로를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튜브 시청자 대상 투표 결과도 나왔는데, I조가 49%로 죽음의 조 1위, L조가 25%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죽음의 조 1위를 어느 팀이 차지할까요? 그 조를 죽음의 조라고 인정한다면, 프랑스가 한 수 위라고 봐야 합니다. 결국 프랑스가 해내느냐에 달려 있죠. FIFA 플레이오프 2팀은 배당률을 보면 이라크가 가장 유력하다고들 합니다.
명확한 2위 후보를 꼽기는 어렵고, 세네갈, 노르웨이, 이라크 모두 컨디션에 따라 매우 까다로운 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아마 2위 싸움은 세네갈과 노르웨이 쪽에 무게가 실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 조는 참 애매하게 어려운 조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번 대회에선 딱 잘라 “이게 확실한 죽음의 조다”라고 할 만한 조가 없는 느낌도 듭니다. I조가 처음에는 죽음의 조처럼 보였는데, 다른 팀들이 채워지면서 조금 덜 강하게 느껴졌고, L조도 마지막에 파나마와 가나가 들어오면서 완전히 “최악의 조”라고 부르긴 애매해졌습니다.
이게 아마도 이번 월드컵 포맷 확대로 인해 팀 수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보입니다. 참가국이 많아지면 전체적인 평균 퀄리티는 조금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제가 감독이라면, 이런 조들을 보면서 가장 먼저 이렇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이제 목표가 단순히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만은 아니구나.”
이번 대회에선 3위 팀 중 8팀이나 올라갑니다. 승점 2~3점으로도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나올 수 있죠. 그래서 중요한 건 “어떻게 해야 대회 후반부까지 최대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느냐”가 될 겁니다. 날씨는 덥고, 이동 거리도 길고, 선수들 대부분은 소속팀에서 긴 시즌을 치르고 오는 상태가 될 테니까요. 특히 이번에는 우승하려면 예전보다 한 경기 더 치러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더욱 중요합니다.
아까 예로 들었던 아르헨티나를 떠올려 보면, 2018년 월드컵에서 첫 경기가 아이슬란드였죠. 당시 아이슬란드는 월드컵 첫 출전국이었습니다. 그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체력 안배’ 같은 걸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비겼고, 그 결과 조별리그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이어서 크로아티아에게 크게 패하고, 나이지리아전에서 극적으로 역전승을 거둬서야 겨우 토너먼트에 진출했죠.
이번 포맷에서도 여전히 8경기를 치르게 되지만, 경우에 따라 한 경기도 못 이기고도 진출하는 시나리오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두 경기 무승부만으로도 다른 경기 결과에 따라 올라갈 가능성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1위를 해서 3위 팀과 붙는 편이 훨씬 유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1위를 해서 겨우 턱걸이한 팀과 맞붙는 그림을 가장 선호하겠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핵심 선수들을 후반 라운드까지 가능한 한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가 첫 경기에서 알제리를 상대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때 감독이라면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정말 메시를 90분 풀로 뛰게 하면서까지 전력을 다해야 하나?” “조금은 숨을 고르게 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 게다가 그 시점이면 메시의 소속 리그 시즌도 마침 다시 시작하는 시기일 테니, 체력 관리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토너먼트 축구에서 그런 식의 ‘관리’는 여전히 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리그 경기처럼 “오늘은 승점 1점도 괜찮지, 나중에 만회하면 돼”라고 생각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대표팀 캠프 안에서의 마인드와 분위기, 집중력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선수들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있고, 나라에 따라 가족 동행 여부도 다르죠. 그래서 선수들이 오로지 팀과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대회 동안의 ‘가족’은 사실상 26명의 동료 선수들입니다. “내가 무너지면 네가 나를 일으켜 줄 수 있느냐, 내가 교체돼 나가면 네가 그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느냐” 이런 신뢰 관계가 곧 가족 같은 분위기이자, 우승팀이 되는 팀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실제 가족들은 쉬는 날 찾아가서 만나면 되고, 대회 기간 동안 실제로 사명감을 공유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는 가족은 바로 대표팀 구성원들입니다.
이와 관련해 1986년 월드컵, 아르헨티나 우승 당시의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그때 감독이었던 빌라르도는 “가족 동행 금지”를 내세웠습니다. 당시 주전 센터백이었던 브라운이 어린 딸들이 찍어 보낸 비디오테이프를 방에서 보고 있었는데, 빌라르도가 방에 들어와서 “지금 이런 걸 왜 보고 있나?”라고 말하고는, 바로 테이프를 꺼버렸습니다. 그리고 “이건 대회 끝나고 집에 돌아가서 봐”라고 했죠.
지금 기준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얘기 같지만, 그만큼 “대표팀이 곧 가족”이라는 생각이 강했던 시대였다는 걸 보여 줍니다.
다시 현재 이야기로 돌아가서, 저는 반드시 주전들을 쉬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5번의 교체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로테이션을 과학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전반에만 전력을 다해 2:0 정도로 앞서 나간 뒤,
후반 시작과 함께 5명을 한꺼번에 바꾼다든지, 앞선 두 경기를 다 이겼다면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는 전반·후반을 나눠 전혀 다른 선수들을 투입하는 전략도 가능합니다. 이런 방식은 특히 강팀들에게는 큰 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대회에서 크로아티아가 막판에 기력이 떨어진 것도, 연장전을 두 번이나 연속으로 치르며 거의 같은 11명만 계속 썼기 때문이었습니다.
연장전은 30분을 더 뛰는 것이고, 승부차기까지 가면 체력 소모는 더 심해집니다. 기온은 30도 언저리인 상황에서, 나이 많은 주축 선수들이 많은 팀이라면 이런 부담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처럼 경기 수가 늘어난 포맷에서는 체력·로테이션 관리가 정말로 중요합니다. 이번 월드컵 경기장은 대부분 개방형(야외)이고, 준결승 두 경기는 지붕이 있는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C조 이야기를 해봅시다. C조는 보는 재미가 큰 조입니다. 브라질, 모로코, 스코틀랜드, 그리고 아이티가 한 조에 들어가 있는데요,
아이티가 여기까지 올라오는 과정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아이티는 최근 몇 년 동안 정치적 혼란 때문에 5년 넘게 자국에서 홈경기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2의 홈’을 찾아 타국을 전전하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해야 했고, 폭력과 혼란 때문에 나라를 떠난 디아스포라 선수들을 찾아 설득해 대표팀으로 다시 모아야 했습니다.
거리에서는 갱단이 장악력을 행사하고 있고, 대통령이 암살당하기까지 했습니다. 게다가 자연재해까지 수차례 겹치면서, 아이티 국민들은 상상하기 힘든 시련들을 겪어 왔습니다. 그런데도 대표팀은 결국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회복력’과 ‘끈기’의 상징입니다. 만약 아이티가 마이애미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면, 관중석은 말 그대로 ‘아이티 카니발’이 될 겁니다. 그 모습을 꼭 보고 싶을 정도예요.
이와 관련해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강팀에게만 시선을 두고, 이른바 ‘약소국’들의 가능성은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나라 선수들이 겪어 온 삶과 현실을 생각해 보면, 이들에게는 월드컵 무대가 ‘압박’이라기보다는 “잃을 것이 없는 도전”에 가깝습니다.
이 선수들은 브라질을 보면서 “와, 브라질이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브라질인데 어쩌라고, 우리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거야”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마인드에서는 진짜로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본선 진출을 결정짓는 마지막 경기 직전, 아이티 대표팀 주장은 동료들을 원 안에 모아 놓고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 고향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많아야 7달러 정도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우리가 월드컵에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 7달러를 기꺼이 우리 발 앞에 내려놓을 겁니다.”
이 말을 들으면, 월드컵이라는 무대를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지죠. 정말 많은 것들이 다시 보이게 됩니다.
https://youtu.be/Yuk7nH-UdYo?si=1YbU2-RLY9tsoY6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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